아침 출근길_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길, 뜻밖의 눈이 준 여유
일상 속에서 뜻하지 않게 내린 눈이 가져다준 쉼표와 여유에 대한 이야기
겨울을 보내고 따스한 봄을 기다리며 마음이 설레던 요즘이었다.
며칠 전부터는 출근길 공기마저 가벼워지고 햇볕에 봄기운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두꺼운 겨울옷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 아침 창밖으로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졌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계절이 봄으로 넘어가는 것을 거부라도 하는 듯 겨울이 마지막까지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갑작스레 찾아온 눈 때문에 다시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밖으로 나섰다.
출근길 풍경은 눈 덕분에 조금 낭만적이었다.
물론 도로는 평소처럼 혼잡했고, 자동차와 버스는 속도를 내지 못한 채 천천히 움직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의 출근길은 평소와 달리 짜증스럽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이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여유를 다시 느끼게 해주는 듯했다.
차창 밖으로 내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니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회색빛 도시가 눈으로 뒤덮이며 하얀 색으로 변하는 모습은 마치 마음속 묵은 피로를 씻어내리는 듯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빨간 신호등 앞에서 멈춰 설 때, 사람들은 급한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뜻밖의 눈 덕분에 찾아온 짧은 휴식과 여유가 출근길 사람들의 얼굴을 환하게 만들었다.
이런 갑작스러운 눈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었다.
계절은 분명히 봄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고, 오늘 아침의 눈은 겨울이 잠시 쉬어가는 쉼표처럼 느껴졌다.
춥고 불편한 날씨였지만, 눈송이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곧 다가올 봄의 꽃을 떠올리게 되었다.
회사 앞에 도착한 후 하늘을 올려다보며 손으로 눈송이를 잡아보았다.
손끝에 닿는 순간 녹아 사라지는 눈송이는 겨울이 봄에게 전하는 작고 따뜻한 인사 같았다.
이 짧은 순간조차도 일상 속에서 소중한 휴식이자 선물이 되었다.
결국 오늘 아침의 눈은 그저 불편한 날씨가 아니라,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주위를 돌아보게 하는 여유였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 만나는 이런 작은 쉼표들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