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좋아하는 믹스커피, 내가 좋아하는 믹스커피(#커피한잔)
믹스커피를 줄이고 있는데 엄마가 좋아하는 커피와 내가 좋아하는 커피가 브랜드가 다르다.
오랫만에 엄마한테 믹스커피를 주문해서 보내려고 하는데 믹스커피값도 많이 올랐구나.
나는 커피를 블랙으로 바꾸려고 노력중이라 더이상 구매를 안하려고 하고 있다.
브랜드마다 다른 그 미묘한 맛의 차이
언젠가부터 아침에 따뜻한 믹스커피 한 잔을 마시는 습관이 생겼다.
하루를 시작하는 첫 순간, 향긋한 커피향과 달콤한 크리머가 입안에 퍼지면 잠이 덜 깬 머릿속이 조금씩 깨어나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 ‘믹스커피’라는 게 참 재미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마셔봤을 익숙한 맛이지만, 브랜드에 따라 조금씩 그 맛이 다르다.
그리고 이 차이가, 엄마와 나처럼 세대 간 취향을 드러내기도 한다.
우리 엄마는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신다.
달달하면서도 너무 진하지 않은, 부드럽게 넘어가는 커피.
그래서인지 엄마는 늘 M브랜드 믹스커피를 고집하신다.
아침에 한 잔, 오후에 또 한 잔. 입에 착 감기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 커피가 엄마에겐 하루의 위로이자 작은 즐거움이다.
반면 나는 조금 더 진한 맛이 좋다.
달콤함보다는 커피의 쌉싸름한 맛이 더 살아있는 쪽. 그래서 나는 T브랜드의 믹스커피를 즐긴다.
우유 대신 물에 타 마셔도 진한 맛이 느껴지고, 일할 때 집중이 필요한 순간에는 특히 그 맛이 좋다.
적당히 무게감 있고 깔끔한 마무리감이 나에게는 더 잘 맞는다.
같은 믹스커피지만, 브랜드별 커피 농도나 크리머의 양, 심지어 설탕의 배합까지 모두 달라서 취향 따라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마트 커피 코너에만 가도 브랜드별 샘플 시음이 있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입맛은 다양하다.
심지어 최근에는 ‘저당 믹스커피’나 ‘무설탕’ 제품도 많이 나와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요즘엔 집에서도 엄마와 나의 취향을 고려해 커피 통을 따로 나눈다.
엄마의 부드러운 커피는 머그잔 옆 작은 접시에 두 개씩 놓아두고, 나의 진한 믹스는 사무실용 텀블러 안에 몇 개 넣어둔다. 가끔은 서로 바꿔 마셔보기도 하는데, 그럴 땐 “엄마 커피 너무 달아” 혹은 “너 커피는 왜 이렇게 진하니?” 같은 반응이 돌아온다.
소소하지만 참 정감 있는 일상이다.
믹스커피 하나에도 이렇게나 이야기가 생기고, 세대와 취향이 녹아든다니 말이다.
엄마는 말한다. “이 커피는 아침에 마시면 속이 편안하고 기분도 좋아져.”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나는 이게 깔끔하고 정신이 번쩍 들어서 좋아.”
커피 한 잔에 담긴 엄마와 나의 취향,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우리의 일상.
누군가에게는 흔하디 흔한 커피 한 잔일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그 자체로 따뜻한 대화이고 추억이 된다.
오늘도 엄마는 부드러운 믹스커피를, 나는 진한 믹스커피를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며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