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도 여전히 라디오를 듣는 이유, 나이 들수록 바뀌는 취향
스마트폰으로 모든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 여전히 라디오는 내 하루의 일부분이다.
유튜브나 OTT에 비해 자극적인 화면도 없고, 실시간 채팅도 없는 ‘느린 매체’지만 이상하게도 손이 간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라디오가 주는 소소한 위로와 정보가 더 반갑게 느껴진다.
20대에는 감성적인 음악 위주의 방송을 자주 들었다.
일상의 배경음악처럼 깔리는 부드러운 목소리, 신청곡 사연을 읽어주는 DJ의 멘트가 하루를 위로해줬다.
퇴근길에 버스 창가에 앉아 흐릿하게 들려오던 라디오는 그 자체로 낭만이었다.
하지만 40대를 넘어가면서부터 라디오를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감성보다 ‘정보’에 더 귀가 열린다. 경제 뉴스, 시사 해설, 건강 정보 같은 방송이 오히려 집중하게 만든다.
아침에 차를 몰며 듣는 ‘출근길 경제 브리핑’이나 ‘이슈 톡톡’ 같은 코너는 하루의 흐름을 정리해주는 든든한 길잡이가 된다.
이런 변화는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연령대별 라디오 청취 성향을 살펴보면 20~30대는 음악 중심, 40대 이상은 정보 중심의 채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는 삶의 우선순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감정보다 실용을, 공감보다 효율을 추구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취향도 달라지는 것이다.
라디오는 여전히 ‘사람 냄새’ 나는 매체다.
디지털 속도에 지친 마음을 잠시 쉬게 해주고, 출근길의 정적을 따뜻하게 메워준다.
특히 DJ의 음성에는 이상하게도 위로와 공감이 녹아 있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하루를 같이 보내는 친구 같은 느낌. 그게 라디오의 힘이다.
2025년에도 여전히 라디오를 듣는 이유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다.
나이 들수록 바뀌는 취향, 그리고 삶의 리듬에 맞춰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라디오가 있어서 우리는 더 덜 외롭다.
화면보다 목소리가 위로가 되는 순간이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오늘도 라디오를 튼다. 딱 내 나이만큼 성숙해진 그 소리를 들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