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 말을 합니다.
친구와의 대화, 가족과의 통화, 직장 동료와의 업무 협의, SNS 댓글 하나까지—모든 순간 우리의 말은 ‘나’를 대신해 상대를 마주합니다.
말투와 어조, 그리고 우리가 고르는 단어들은 그저 전달 도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나의 성격과 가치관, 감정 상태와 인격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줍니다.
말투 하나에도 사람은 많은 것을 느낍니다.
같은 말이라도 "고생했어요"와 "고생했네"는 미묘하게 다르게 다가옵니다.
전자는 따뜻함과 존중이 느껴지고, 후자는 친근하면서도 약간 거리감 있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감정이 예민하게 작용하는 순간에는 말투 하나가 관계를 망칠 수도, 반대로 회복시킬 수도 있습니다.
어조도 중요합니다.
똑같은 내용을 전달해도 부드럽고 차분한 어조로 말하면 신뢰를 얻을 수 있지만, 날카롭고 급한 어조는 방어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쉽습니다.
직장이나 모임에서 “그건 아닌 것 같아요”와 “제 생각엔 조금 다르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는 표현은 상대에게 주는 인상이 확연히 다릅니다.
전자는 단호하고 때론 반박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후자는 열린 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단어 선택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교양, 감수성, 배려심이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실수했을 때 “왜 그런 걸 했어요?”라고 묻는 것과 “그럴 수도 있죠. 어떤 상황이었는지 궁금해요”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접근입니다.
후자는 이해하려는 마음과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어 상대를 편안하게 만듭니다.
나는 어떤 말투로 이야기하고 있을까?
내 어조는 상대에게 어떤 인상을 줄까? 내가 쓰는 단어들은 과연 나를 올바르게 표현하고 있을까? 가끔은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시대에는 말보다 글로, 말투보다 이모티콘과 문장부호로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섬세하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표현해야 오해를 줄이고 관계를 깊이 있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말은 습관입니다.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조금씩 의식하다 보면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전엔 무심코 툭 던졌던 말을, 이젠 한 번 더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다듬어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전하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이 곧 나라는 말, 틀리지 않습니다.
내가 쓰는 말이 결국 나를 만들고, 나를 설명합니다.
오늘 하루도 내가 내뱉는 말 한마디가 어떤 거울이 되어 나를 비추고 있는지, 가끔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