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내리던 봄비가 거짓말처럼 그치고, 오늘은 마치 초여름처럼 따뜻한 햇살이 서울을 감싸안았다.
아침부터 창밖으로 쏟아지는 햇빛을 보며 무작정 집을 나섰다.
향한 곳은 바로 뚝섬 한강공원. 비 온 다음날의 한강은 언제나 맑고 깨끗한 느낌이 든다.
촉촉하게 젖은 나무와 흙, 그리고 잔잔한 강물 위로 부드럽게 비치는 햇살은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였다.
7호선 자양역 2, 3번 출구로 나와 천천히 걸어 들어가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돗자리를 깔고 쉬는 사람들, 커플 자전거를 타며 웃고 떠드는 연인들, 잔디밭에 텐트를 설치하고 간단한 도시락을 먹으며 여유를 즐기는 가족들까지. 모두가 따뜻한 햇살 아래서 각자의 방식으로 한강의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특히 눈에 띈 건 그늘 아래 텐트를 설치한 사람들이다.
언젠가 4월부터 그늘막 설치가 가능하다는 현수막을 봤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많았다.
한낮의 햇살이 생각보다 뜨겁게 느껴질 만큼 강했기에, 나무 그늘이나 그늘막 밑에 자리를 잡은 모습들이 많았다. 한강공원은 텐트 설치가 가능한 구역이 정해져 있어서 다들 질서를 지키면서도 나름의 쉼터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은 텐트 안에서 독서를 하거나, 아이들과 카드 놀이를 하는 가족의 웃음소리가 잔잔한 바람에 섞여 들려왔다.
바람도 적당했고, 습도도 낮아 산책하기에 최적의 날씨였다.
걷다가 벤치에 앉아 햇살을 그대로 맞아도 기분이 좋았다. 강가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그냥 멍하니 물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듯했다. 도심 속에서 이런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뚝섬 한강공원은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잔디밭, 어린이 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혼자 오기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에는 돗자리 하나만 챙겨와도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느긋하게 흐르는 강물을 보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지다.
비 온 다음 날, 햇살 좋은 날의 뚝섬 한강공원은 언제나 정답이다.
특히 그늘 아래 텐트를 설치해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도심 속 소소한 행복을 엿볼 수 있었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온전히 쉬고 싶다면,
오늘 같은 날 뚝섬 한강공원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 햇살과 바람, 그리고 사람들의 미소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