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끝자락에 서면 어김없이 마음이 복잡해진다.
7월이 가까워질수록 몸은 이미 한여름처럼 무겁고, 마음은 어딘가 두려워진다.
7월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뜨거운 아스팔트, 흐르는 땀, 숨 막히는 더위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매일 매순간 다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늘은 얼마나 더 더울까?" 조심스레 묻게 된다.
사실 7월은 단순히 ‘덥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장마와 태풍, 극단적인 폭염이 번갈아 찾아오는 변화무쌍한 계절이다.
올해 2025년 역시 예외는 아닐 듯하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더 높고, 비도 국지적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는 곧 '장마가 끝나면 곧바로 폭염이 시작될 것'이라는 무언의 예고처럼 들린다.
기온은 평년보다 1~1.5도 가량 높고, 체감온도는 그보다 훨씬 더 뜨겁게 느껴질 거라고 하니 미리부터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7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열대야가 시작될 전망이다.
밤이 되어도 식지 않는 더위는 단순히 불쾌감을 넘어 수면의 질까지 떨어뜨리며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름철 불면증, 무기력증, 심지어 우울감까지 겹쳐지는 시기.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7월이 오는 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거기에 더해 예측할 수 없는 국지성 호우와 태풍도 변수다.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로 인해 장마는 점점 짧아지고, 대신 하루에 한 달치 비가 쏟아지는 '기습성 호우'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단순한 우산 하나로는 대비가 어려운 순간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여름을 살아냈고 또 살아갈 것이다.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는 단순한 피난뿐 아니라, 얼음물 한잔, 선풍기 바람, 모기향의 연기 속에서도 나름의 여름 풍경을 만들어간다.
때로는 맑게 갠 하늘 아래 시원한 냉커피 한잔이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지금은 다소 겁이 나지만, 그래도 또 지나가리라는 믿음도 있다.
여름은 결코 만만하지 않지만, 지나고 나면 그만큼의 성장과 회복도 안겨주기 때문이다.
7월이 두려운 이 순간, 오늘만큼은 하늘을 한 번 더 올려다보고,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자.
무더위에도 나를 지켜내는 작은 루틴 하나, 시원한 한모금의 물,
그리고 여유 한 스푼이 우리를 7월의 중심에서 무너지지 않게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