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외롭다'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요즘 좀 외롭다"고 말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대개 비슷하다. “애도 있고, 가족도 있잖아.” “너처럼 바쁘게 사는 사람이 무슨 외로움이야?” 다 맞는 말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 회사와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외로움 따위는 비집고 들어올 틈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왜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이유 없는 쓸쓸함이 가슴을 툭 치고 지나갈까. 중년이 되면 어느 순간 마음이 위기를 맞는다. 청춘처럼 꿈을 향해 뜨겁게 달릴 수 있는 시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든 걸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는 시기도 아니다. 가장으로서, 부모로서, 책임져야 할 무게가 점점 커지고, 내 감정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기엔 너무 사소해 보이고,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