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우리 집 식탁 위에는 늘 친숙한 한 그릇이 있었다. 바로 ‘달걀 비빔밥’. 누구나 한 번쯤은 먹어봤을 단출하고 소박한 음식이지만, 우리 집만의 특별한 방식이 있었다.보통은 달걀 비빔밥에 간장을 한두 방울 톡 떨어뜨려 비벼 먹는다고들 한다. 하지만 우리 집은 달랐다.간장이 아닌 고추장을 넣는 게 당연했다.매콤하면서도 짭짤한 고추장의 풍미가 달걀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그 맛은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아침에 늦잠을 자고 부랴부랴 일어나 식탁에 앉으면,어느새 달걀후라이 세 개가 노릇하게 구워져 있었다.엄마는 늘 ‘하나로는 부족할까 봐’라며 넉넉하게 세 개를 부쳐주셨다. 흰자는 가장자리가 바삭하게 익고, 노른자는 살짝 흐르는 ‘반숙 스타일’.그걸 하얀 밥 위에 척척 얹어주시고, 마지막으로 ..